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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죄악을 끊고 뒤돌아보지 말아야
창세기강해<88>
2017년 05월 30일 (화) 12:05:40 이재록목사 sion7000@hanmail.net
   
▲ 이재록목사
이렇게 해서 위급한 상황을 모면하자 마침내 롯과 그의 가족들이 소돔 성 탈출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천사장은 롯에게 속한 사람들이 더 있는지 묻습니다. 물론 몰라서 물은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물은 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생각하여 롯과 그에게 속한 사람까지라도 얼마나 긍휼히 여기며 은혜를 베푸시는지 느끼게 합니다.

롯의 입장에서 비록 두 천사장이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왔다 해도 자신에게 속한 사람들까지 다 구원해 달라고 먼저 청할 수는 없었습니다. 소돔 성의 심판을 앞둔 지금, 자신이 이런 곳을 선택하여 왔다는 것에 대해 하나님 앞에 민망하여 차마 부탁드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두 천사장을 통해 “네 사위나 자녀나 성 중에 네게 속한 자들을 다 성 밖으로 이끌어 내라”(창 19:12) 말씀하심으로 긍휼을 베푸시며 구원의 폭을 넓혀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을 생각하여 롯을 구원하신 하나님께서는 롯에게 속한 사람들까지도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두 천사장이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했음을 설명하며 소돔 성을 떠나라고 할 때 롯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그 당시 소돔 성을 떠난다는 것은 자신이 일구어 놓은 삶의 터전을 포기한다는 의미입니다. 부와 명예, 권세도 미련 없이 놓아야 합니다.

또 지금 당장에는 멸망이 임박했다는 징조가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동안 모은 재산을 조금이라도 챙길 시간은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도 모든 것을 버리고 즉시 빠져 나오라고 합니다. 롯은 천사장들의 말을 믿고 구원의 길을 따릅니다. 그리고 가족에게도 구원의 길을 제시해 줍니다.

세상을 사랑했기에 구원의 기회를 놓친 사람들

이때 딸들과 아내는 그의 말을 따랐지만 두 딸의 정혼한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습니다. 죄악으로 물든 그들은 소돔 성의 삶을 포기할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사랑으로 손 내밀어 주며 구원의 기회를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니 기회를 놓치고 만 것입니다(요일 2:15). 반면에 롯은 생각을 동원하거나 미련을 가진 것이 아니라 즉시로 순종해 갔습니다.

아브라함을 생각하여 하나님께서 롯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도 있지만, 이처럼 롯 스스로도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믿음과 행함이 있었기에 구원의 은총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틀 때부터 시작된 천사의 재촉에도 롯이 잠시 지체합니다. 이는 소돔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롯이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속한 사람들을 하나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 힘쓰고 애썼다는 의미입니다.

당시 롯은 소돔에서 어느 정도 부를 누리며 터전을 잡고 살았기에 정혼한 사위 외에도 그에게 속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롯은 그들에게도 구원의 기회를 주기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소돔 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여 떠나지 못했습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자 두 천사장은 급히 롯과 그의 아내와 두 딸을 성 밖으로 이끌어 냅니다.

천사들이 롯의 가족을 성 밖으로 이끌어 냈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영의 공간을 타는 능력을 나타내었음을 의미합니다. 천사들은 롯의 가족에게 “도망하여 생명을 보존하라 돌아보거나 들에 머무르거나 하지 말고 산으로 도망하여 멸망을 면하라”(창 19:17) 했습니다. 이 말은 죄악 된 세상과 자기 안에 있는 육적인 것들을 철저히 끊어버리라는 뜻입니다.

소돔은 영적으로 패역한 세상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소돔 성을 돌아보거나 일단 소돔 성을 떠난 후에라도 중간에 머무는 것은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세상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다시 세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도 세상을 버리고 주 안에 들어왔다가도 다시금 세상으로 빠지는 사람이 있고, 여전히 세상을 버리지 못한 채 한 발은 세상에 한 발은 교회 안에 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소돔 성을 빠져나왔지만 뒤를 돌아보거나 중간에 머무는 사람입니다.

세상과 구분된 새로운 삶을 살라

산으로 도망하라는 것은 세상과 구분된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는 뜻입니다. 비록 롯이 선택을 잘못하여 소돔이라는 패역한 세상에 빠졌지만 이제라도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왔을 때 구원이 허락되었습니다. 단지 몸만 세상에서 빠져나온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도 온전히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철저히 끊었습니다. 마음에서부터 끊지 않으면 언젠가 다시 마음이 세상으로 향할 수도 있습니다.

천사장들이 ‘산으로 도망하라’고 했지만 롯은 임박한 재앙에 대한 두려움으로 산까지 도망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겁에 질린 롯은 일단 가까운 소알 성으로 피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창 19:20). 심판의 징조가 워낙 무섭게 나타났기 때문인데, 롯의 반응만 보아도 소돔과 고모라에 내릴 불의 심판이 얼마나 엄청난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소돔과 고모라의 백성은 이러한 징조 앞에서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때도 이와 같습니다. 마태복음 24장 37~39절에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저희를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세상에 취해 잠들어 있다가 주님을 맞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었던 롯이 소돔 성에서 나올 수 있었음과 같이 깨어 근신하며 빛 가운데 살아가야 합니다.

이때 롯이 더 온전히 하나님을 믿고 산으로 도망하라는 말씀에 순종했으면 좋았겠지만 롯에게는 그만한 믿음이 없었습니다. 롯의 간구를 들으신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 번 인자를 베푸셔서 소알 성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십니다. “내가 이 일에도 네 소원을 들었은즉 너의 말하는 성을 멸하지 아니하리니 그리로 속히 도망하라 네가 거기 이르기까지는 내가 아무 일도 행할 수 없노라”(창 19:21~22).

소알은 소돔과 고모라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서 소돔과 고모라와 같지는 않다 해도 그곳 역시 향락적인 문화에 많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소알 성 역시 심판받을 수밖에 없는 곳이나 롯의 소원을 들어 주심으로 멸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로써 소알 성은 한 번 더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심판이 비껴간 소알 사람들은 소돔과 고모라에 내린 재앙을 똑똑히 지켜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소알로 도망쳐 온 롯의 가족으로부터 소돔과 고모라가 왜 심판을 받아야 했고, 그 심판을 내린 분이 누구신지를 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소알 사람들은 심판의 결과가 무엇인지 너무나 확실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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