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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아시아에서 가장 터프한 '잡' 맡아" 외신들
2017년 05월 10일 (수) 10:51:00 박영환 기자 yunghp@newsis.com
   
▲ 10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 광화문인사에 참석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 당선인에게 축하의 뽀뽀를 하고 있다.
문재인(64) 신임 대통령이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보수정권 10년 세월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최고권력자의 자리가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의 해법을 찾고, 대선 과정에서 쪼개진 민심도 수습하는 등 부임후 풀어가야할 과제들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좌우로 찢긴 나라를 통합하고, 빈부 격차를 치유하며, 핵으로 무장한 북한의 호전적 독재자를 상대해야하는 무거운 숙제를 받아들었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문 대통령을 자유주의 성향의 전직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소개하며 그의 앞에 놓인 이러한 장애물들을 언급했다.

통신은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으로 낙마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갈등을 추스르고, 19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묶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흙수저’로 불리는 평범한 한국인들의 박탈감을 깊게 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과제도 문 대통령은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재벌과 정권이 공모해 불공정한 룰을 만들었다는 분노가 커지며 이러한 불만 또한 고조됐다고 진단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기성제도를 향한 불신이 깊어졌다는는 뜻이다.

북·미 갈등으로 뒤숭숭한 한반도 정세도 또 다른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통신은 국경을 마주한 북한에는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며 핵으로 무장한 독재자가 버티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이 물려받은 역사적이고 정치적이며 개인적인 짐은 아시아에서 가장 거친 이 자리의 무게를 더 무겁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에 있는 한반도미래포럼의 김두연 객원 연구원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개혁의 성패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문 대통령이 한국인들이 기대해온 경제·정치 개혁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그것은 대통령으로 추진할 정책의 우선 순위, 개혁을 추진할 인력(manpower)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는 아울러 대북 강공책의 퇴조와 6자 회담 등 유화책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영국의 BBC는 한국 유권자들이 진보적인 문재인 후보를 압도적으로 선택했다고 전한 뒤 문 후보는 현 정부와는 달리 북한과의 보다 많은 대화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문후보의 승리는 상당한 지정학적 파장(geopolitical implications)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과의 관여정책을 밀어붙이고(push for), 중국과 관계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대북 관여 정책은 징벌 중심의 ‘봉쇄(containment)’나 ‘억지(deterrence)와는 대조적인 외교적 유화책을 뜻한다.

이러한 대북 정책의 선회는 자국 우선주의의 기치를 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핵을 둘러싼 미·중간 힘겨루기, 북·미, 중·북 갈등으로 바람잘날 없는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부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언론의 이러한 분석은 문 대통령이 북한 징벌의 채찍을 거둬들이지 않으면서도 대화 재개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온건 노선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화 재개 등 유화책을 앞세워 미·중 강대국에 넘어간 북핵 해결의 주도권을 되찾아오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앞서 지난달 23일 '6자 회담' 재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헌정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을 설득해 6자 회담을 재개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중국이 의장국인 6자회담은 한국에서 보수정부가 잇달아 출범하며 동력을 잃었다. 지난 2008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지난 9년간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CNN도 앞서 압도적인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FT는 해외 투자자들이 '재벌 개혁'을 핵심 경제공약으로 내건 한국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 승리를 반길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의 마지막 성역에 메스를 대 재벌이 주도해온 '성장의 문법'을 고쳐 쓰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어우러지는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재도약의 전기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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