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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대 뒷돈 받고 특정 병원 환자 몰아준 레지던트들
2017년 04월 24일 (월) 14:31:03 심동준 기자 s.won@newsis.com
서울대학교병원 등 수도권 일대 대형병원 레지던트들이 뒷돈을 받고 특정 병원에 환자를 몰아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환자를 특정 병원에 소개해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아 챙긴 박모(33)씨 등 수도권 병원 10곳 레지던트와 구급차 기사 등 45명을 의료법 위반 및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돈을 건네면서 로비한 정형외과 전문 S병원장 이모(59)씨와 본부장 윤모(47)씨 등 8명을 배임수증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S병원을 포함한 법인 11곳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박씨 등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대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서울성심병원 등 수도권 일대 대형병원에 근무하면서 이씨 등이 제공한 뒷돈 약 2억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같은 기간 서울 마포구에 S병원을 운영하면서 박씨 등에게 정형외과 관련 응급환자 등을 자신의 병원으로 보내도록 청탁하고 대가성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박씨 등은 근무하던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응급실에 환자가 많고 현재 전문의가 없다" "수술은 내일이나 돼야 가능하다"면서 S병원으로 옮겨갈 것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이 넘겨받은 환자는 모두 12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퇴부 골절 50만원 ▲상완골 골절 30만원 ▲손가락절단 30만~40만원 ▲인대 및 신경 손상 20만원 등 환자 견적에 따라 대가를 지불했다.

박씨 등은 병원 4년차 레지던트인 '의국장'들이었다. 의국장은 응급실 등에 근무하는 후배 레지던트들에게 보고를 받고 수술 여건에 맞지 않는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씨 등은 이 같은 응급실 구조를 알고 박씨 등에게 집중적으로 로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 등 의국장들은 직책 교체 기간 이씨 등과의 유착관계까지 함께 인수인계했다.

현재 뒷돈 거래에 연루된 레지던트 가운데 일부는 군의관으로 복무 중이거나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 등은 조사과정에서 '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죄의식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혐의 사실을 부인하면서 "용돈을 조금 받았을 뿐인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취지로 진술한 레지던트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제약회사 대표 박모(47)씨에게서 특정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세 차례에 걸쳐 뒷돈 2억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박씨 등도 배임수증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등은 대형병원 원무과장, 구급차 기사 등에게도 뒷돈을 건네 환자를 유치했다"며 "100만원 미만의 뒷돈을 받은 레지던트 등 32명과 소속 병원의 경우에는 별도 입건 않고 보건복지부에 통보 조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형병원 레지던트들의 뒷돈 거래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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